그냥 씹덕이 자기 취미에 자부심까지 갖게되면 생기는 일 .jpg
다른 취미와는 다르게 삼국지만큼은 쓸데없이 삼국지 읽은 사람들이 자부심이 넘치는 경우가 많음
그래서 남 듣기에는 부끄러운 이야기도 서스럼없이 하는데
그중 하나가 ‘삼국지 세번 읽은 사람하고는 논쟁하지 마라’ ‘삼국지 10번 이상 읽은 사람하고는 상대도 하지마라’ 임
그나마 읽은 책중 가장 있어보이는 책이 삼국지인건지 그나마 잘 아는 지식중 가장 있어보이는 지식이 삼국지 관련 지식인건지
삼국지에 대해서 잘아는것에 대해 그걸 뭐 엄청나게 대단한것으로 생각함
그래서 상대 상식 알아보려고 소개팅 자리에 ‘관우 아세요’ 라고 하는게 아닌가 싶음
계속 자기 지식 끊기지 않고 어필할 수 있는 분야가 문학도 철학도 미술도 음악도 아닌 삼국지 하나뿐이니까…
‘하이든 아세요’ 라고 하기에는 자기가 그 이후 이어갈 음악적 지식이 없고
‘미켈란젤로 아세요’ 라고 하기에는 자기가 그 이후 이어갈 미술적 지식에 자신이 없으니까
나도 삼국지 재밌어서 10번 이상을 읽었지만 별거 없음
한때 푹빠져서 정사까지 찾아보고 삼국지 인물 자까지 달달 외웠지만 그냥 취미생활이었을뿐임
솔직히 말해서 그냥 재밌게 잘 쓴 통속소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님
재미있게 잘썼기에 시대를 넘어서는 고전 명작이 된것이긴 한데 여기에 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음
솔직히 해리포터 씹덕이 해리포터 세번읽지 않았으면 말을 하지마라 라고 하면 좀 부끄럽잖아
삼국지 씹덕이 삼국지 세번읽지 않았으면 세상을 모른다 이런것도 사실 똑같이 부끄러움…